런던의 하이엔드 편집 매장인 숍앳블루버드(The Shop at Bluebird)는 지난 2일 코벤트가든 지점에서‘비트윈어스(Between Us)’ 라는 아프리카 디자이너 상품을 모은 폽업 코너를 오픈했다. 6주 예정의 이번 행사는 나이지리아에서 개최되는 라고스(Lagos) 패션위크와 콜래보레이션으로 진행된다.
약 23명의 아프리카 디자이너 컬렉션을 보여주면서 고객들이 아프리카 패션을 발견하도록 하고 있다.
숍앳블루버드에서 진행중 아프리카 패션 폽업코너, 비트윈어스
지난해 5월 새로 오픈한 코벤트 가든의 플랙십 매장(Carriage Hall)에서 처음으로 개최하는 행사로 ‘라고스 패션위크’의 주요 디자이너 23명의 컬렉션을 숍앳블루버드가 독점으로 전시, 판매한다. 아프리카 인스피레이션의 모티프를 사용한 의류는 물론 수공예로 제작된 잡화, 컨템퍼러리한 디자인까지 다양한 분위기의 아프리카 디자이너 상품을 접할 수 있다.
Amaka Osakwe의 브랜드 Maki
지난해 라고스 패션위크가 부활하면서 패션 인더스트리에서는 아프리카 패션을 주목하고 있다. 나오미 캠벨 같은 수퍼모델이 라고스패션위크의 캣웍에 등장하는가 하면 미셸 오바마와 비욘세 같은 셀러브리티들이 아프리카 출신의 디자이너 ( Amaka Osakwe, Sam Mensah Jr) 옷을 입을 입기 시작하면서 사람들은 이제 서구, 아시아, 동유럽을 넘어 아프리카 디자이너에게로 그 시야를 확대하고 있다.
그동안 아프리카는 패션계에 인스피레이션을 주는 역할을 했으나 2020년대를 바라보면서 아프리카는 이제 직접 하이패션을 제공하기 시작한 것이다. 특히 디지털 테크놀러지의 발달은 아프리카 패션이 온라인과 소셜미디어를 통해서 글로벌 시장으로 움직이는 것을 쉽게 해준다. 이제 편집매장이나 백화점이 아니어도 industrieafrica.com이나 Oxosi같은 사이트나 플랫폼을 통해 글로벌 소비자들은 하이엔드 아프리카 디자이너의 상품을 구매할 수 있다.
이처럼 아프리카 패션이 주목받기 시작하는 것은 아프리카의 영화산업(Nollywood)의 활성화는 물론 아프리카에서 가장 부유한 나이지리아에서 열리는Art X Lagos같은 미술행사의 부상과 맥을 같이한다. 이 외에도 아프리카 출신으로 영국이나 미국에서 베이스를 두고 활동하는 디자이너가 증가하는 것과 보그 사상 최초로 흑인 에디터(Edward Eninful)가 영국 보그에 임명되고 가나출신의 디자이너인 버질 아블로가 루이뷔통의 헤드디자이너가 된 것 등 패션에 블랙파워가 밀려들고 있다. 이러한 분위기를 반영해서 아이키아(IKEA)는 아프리카 출신의 디자이너 10인과 콜래보레이션 하기도 했다.
IKEA 의 아프리카 디자이너와의 콜래보레이션
사하라 남부의 아프리카의 국가들
현재 럭셔리 하우스의 디자이너들은 한결같이 백인 일색인 것처럼 그동안 패션계에 다양성이 없었던 것은 사실이다. 그리고 패션산업에 신선한 바람은 필수다. 하지만 서구 패션산업이 아프리카에 관심을 가지는 이유 중 또 하나는 아프리카 시장의 소비 잠재성이다. 아프리카 인구의 37%는 밀레니얼이며 사하라 남부 아프리카(북아프리카를 제외한) 인구 중 70%는 30세 미만이라고 한다. 물론 아직 소비력이 약하지만 들로이트는 2030년까지 아프리카 18대 도시의 소비력은 1,480조원($1.3tr)에 이를 것으로 예측한다. 패션에 한해서는 2015년 기준 사라하 남부 아프리카의 의류와 신발 시장은 35조원($31bn)이라고 유로모니터가 전한다.
아프리카는 이제 더 이상 이국적인 스타일의 수공업 상품이 아닌 하이패션을 만들고 또 소비할 수 있는 강력한 시장으로 주목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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