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20일 미국의 캘리포니아 주민 두 명은 에르메스에 소송을 제기했다. 이유는 프랑스의 럭셔리하우스가 ‘구매기록이 충분한 고객에게만’ 버킨핸드백을 판매하는 것은 불법이라는 것이다. 원고측은 에르메스에서 하나의 아이템(버킨백)을 사기 위해서 부수적인 상품(신발, 스카프, 주어리, 의류 등)구매가 강요된다는 것으로 이는 독점금지(antitrust)법 위반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또한 에르메스는 이러한 끼워팔기식으로 버킨백의 가격을 높이고 이를 통해 이익을 늘리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에르메스는 버킨백의 판매 방식이 불법이라는 소송에 휘말렸다.
이번 소송은 버킨백을 구매했거나 또는 사기위해서 다른 아이템의 구매를 요구당한 미국내 수천 명의 소비자들을 위한 집단소송을 모색하고 있다. 원고측은 이를 통해 금전적 손해와 에르메스의 반경쟁적인 운영을 금지하는 법원명령을 원하고 있다.
미국법률은 강제구매 또는 끼워팔기를 통해 매출을 만들어서 라이벌이 경쟁하기 어렵도록 하는 독점을 금지한다고 한다. 하지만 이번 소송에 대해서 독점금지관련 전문변호사들은 승소가 어렵다고 보는 분위기다. 에르메스가 독점이며 끼워팔기가 불법이라는 것을 증명해야 하는데 이는 입증이 매우 어렵다는 것이다.
>>>레더백은 에르메스에서 가장 주요한 카테고리(에르메스 남성복 2024년 봄/여름 컬렉션)
이처럼 에르메스가 소송에 휘말렸지만 주가는 전혀 영향을 받지 않는 듯하다. 소송건에 대한 뉴스가 나온 후 잠시 주춤하던 주가는 하루 뒤 역대 최고가를 경신했다.
버킨백은 에르메스 중 가장 비싸고 익스클루시브한 핸드백으로 모델에 따라 다르지만 가격은 1345만원($10,000) 부터 시작하며 평균 8070만원($60,000)으로 알려진다. 하지만 수요보다 공급을 낮게 가져가는데다가 충성심 있는 고객에게만 구매기회가 ‘제공’되기 때문에 버킨백은 사고싶다고 매장에 가서 살 수 있는 핸드백이 아니다. 온라인사이트에서 판매하지 않는 것은 물론 상품의 디자인과 가격을 알 수 있는 다이렉토리도 제공되지 않으며 매장에 디스플레이하지도 않는다. 버킨백은 매장의 프라이빗룸에서 소위 ‘살만한 사람들’ 또는 ‘샀던 사람들’ 만이 볼 수 있고 구매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이제는 웨이팅리스트도 운영하지 않는다고 한다.
>>>소더비에서 판매중인 버킨30 모델, 가격은 3899만원($29000)
결국 버킨백을 구매하고 싶지만 에르메스에서의 ‘구매기록’ 이 없거나 충분하지 않은 사람들이 버킨백을 손에 넣을 수 있는 방법은 리세일사이트(Vestiaire Collective, 1stDibs, Hardly Ever Worn It, Collector Square)나 옥션하우스(Sotherby’s, Bonhams, Christie’s)로 향하는 것이다. 소더비에서는 현재 버킨 25와 버킨30모델이 2690만-4045만원($20,000-$30,000)대로 팔리고 있으며 다이아몬드 히말라야 버킨모델은 5억 3800만원($400,000)을 호가하는 것으로 알려진다.
>>>소더비에서 판매중인 악어가죽 소재의 버킨30 모델, 가격은 1억 490만원($78000)
버킨 외에도 에르메스의 레더백들은 이처럼 퍼스널 쇼핑의 방식으로 팔리며 이러한 전략은 에르메스의 성공적인 실적에 기여하고 있다. 포스트팬데믹의 럭셔리지출이 주춤해 지면서 다른 럭셔리 기업들의 성장이 느려지는데도 불구하고 에르메스는 지난해 매출이 16%나 성장해서 19조 6155억원(€13.43bn), 이익은 28% 오른 6조 2950억원(€4.31bn)을 기록했다. 이에 비해 LVMH는 매출은 13%, 이익은 8% 성장하는데 그쳤으며 케어링은 매출 4% 하락,이익은 15% 하락을 기록했다.
>>>에르메스는 글로벌 럭셔리시장이 주춤하는 데도 불구하고 지속적으로 성장중이다.
이번 에르메스를 향한 독접금지법 위반관련 소송건은 원고가 승소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이지만 에르메스의 버킨백 판매와 운영을 조명함으로써 럭셔리하우스의 이미지가 훼손될 수 있을 뿐 아니라 버킨을 구매하는 고객들이 이 상황을 당황스러워 할 수도 있다는 위험요소를 가진다. 아직까지 에르메스측의 공식발표는 없는 상황이다.